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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그라피 - 좋은 글과 영상/책으로 부터의 담론

[서평] 페스트 - 알베르 카뮈, 코로나19 시대에서 읽어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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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시대가 2020년 한 해의 반을 넘기고 있다. 아직은 언제 종식될지 알 수 없다. 일부 전문가들은 2024년이 되어서 일상적인 개인들의 해외여행이 자유로와 질 수 있다는 비관적인 예측을 하기도 한다.

이런 시대에 까뮈의 '페스트'는 새로운 느낌을 갖게 한다.

 

 

* 베르나르 리유: 의사, 35살쯤, p165 죽음을 보며 겸손을 배우다.

*  미셸: 수위

* 오통: 예심 판사, 아들 필립 죽음

* 레이몽 랑베르: 신문 기자, 연인 파리

* 메르시에: 시 방역소장

* 파늘루 신부

* 코타르: 자살 시도, 남 모를 슬픔, 키 작음, 주류 판매상, 연금 생활자

*조제프 그랑: 시청 임시직 직원, 글을 씀, 보건대 서기

* 잔: 그랑의 아내

* 리샤르: 실력있는 의사

*장 타루: 민간 봉사대 조직,

* 캉: 관악대 나팔, 죽음

* 카스텔: 나이 많은 의사, 혈청 제조

​​

1부

어떤 도시 하나를 아는 데 손쉬운 방법이란 사람들이 그곳에서 어떻게 일하고 어떻게 사랑하며 어떻게 죽는지를 알아보는 것이다.

“너를 보니 좋구나, 베르나르.” 그녀가 말했다. “쥐가 나타난다고 한들 뭐 대수겠니?” 그도 인정했다. 어머니와 함께라면 모든 일이 정말 늘 쉬워 보였다.

우리가 예측할 수 있는 불행이란 어떤 것인지 그에게 물었다. 그는 불행이란 예측 불가하므로 자기는 모른다고 했다.

....”내가 관심을 갖는 유일한 것은, 마음의 평화를 찾는 일입니다.”

나이가 들수록 꿈, 희망, 이상보다 마음의 평안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된다. 내가 이제야 아는 걸 저자는 30대 중반에 벌써 알고 있었나 보다.

미래며, 여행이며, 토론들을 앗아가버리는 페스트를 그들이 과연 짐작이나 할 수 있었겠는가? 그들은 자신들이 자유롭다고 믿고 있었지만, 재앙이 벌어진 이상 그 누구도 결코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

오늘 일을 내일로 결코 미루지 않아야 한다.

“이런 경우에 살아남는 자는 바로 그와 같은 사람이지.” 그는 페스트가 허약한 체질의 사람들은 놔두고 특히 원기 왕성한 사람들을 해친다는 점을 읽었던 기억을 떠올렸다.​

어쨌거나 조제프 그랑의 거의 금욕주의에 가까운 생활은 실제로 잡다한 근심들로부터 그를 결국 해방시켜 주었다.

“...균의 어떤 특이한 변형이 과거의 전통적인 설명과는 일치하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해야겠습니다.”​

“그러니까 페스트가 아니라 할지라도, 페스트 발생 시에 따르라고 정해진 예방 조치들이 어떻게든 적용되어야 한다는 거군요.”

2부

p147 신문들과 당국이 페스트를 놓고 교묘한 술책을 부리고 있다. 그들은 130이 910보다 훨씬 적은 숫자라는 이유로 페스트의 위력을 깍을 수 있다고 착각하고 있다.

p148 창문들은 충분히 짐작할 수 있을 만큼의 슬픔을 내비치며 굳게 닫혀 있었다.

이런 표현 넘 멋지다.

p149 페스트가 관광 사업의 결정적 패인이었다.

페스트를 읽으며 현재 코로나 상황과 일치하는 구절들에 더욱 눈길이 간다. 이런 일이 생기지 않았다면 이런 심정으로 이 책을 읽었을 것 같지 않다.

궁극의 공감과 함께 까뮈의 필력에 매혹되어 보내는 시간이다.

p159 전날부터는 전염병의 변종으로 보이는 두가지 사례가 시내에서 발견되었다. 페스트는 이제 폐렴형 페스트로 변모하고 있었다.

p162 그렇지만 페스트로 인해 겪는 비참함과 고통을 안다면 페스트를 인정한다는 건 눈이 멀거나 비겁하거나 아니면 완전히 돌아 버리지 않은 이상 불가능합니다.

p158~169 리유와 타루의 대화는 울컥하게 감동적이고, 까뮈가 어떤 사람인지 너무 궁금해졌다. 그의 사상과 철학이 너무나 인간적이면서도 반듯해서 까뮈는 리유이면서 타루 였을까 생각하게 된다. ‘이방인’을 읽었을때 이렇게 매력을 느끼지 못했던건 그 때의 내가 지금의 내가 아니어서 일까? 점점 이 책에 빠져들게 된다.

p208 선생은 그 놈의 전염병이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거라는 걸 이해 못했단 말입니다.

p210 인간이란 고통도 오래 견디지 못하지만, 그렇다고 행복도 오래 유지할 수 없습니다.

p211 페스트에 맞서 싸우는 유일한 방법은 정직입니다....자신의 일을 하는 것

3부

p230 사실 재앙만큼이나 별 볼일 없는 것도 없고, 엄청난 불행이란 그것이 계속된다는 바로 그 이유만으로도 따분하기 때문이다.

까뮈 특유의 무관심과 조소 가득한 표현이다. 2부까지에서 의사 리유와 민간 봉사대를 조직한 타루를 통하여 보여 주었던 책임감과 사랑을 3부에서는 다 버려 버렸다. 책을 읽으며 작가에 대하여 애정이 생겨서 페스트에 맞닥뜨려 심각해진 상황이 참담해서 오히려 이렇게 표현한 거라고 생각해본다.

p232~p233 (중요)사랑이란 조금이라도 미래를 요구하는 법이다. 그러나 당시 우리에게는 순간들 말고는 더 이상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았다.

4부

p248 “물론 더 나아지지야 않겠죠. 하지만 뭐 최소한 모두가 한배를 탄 거나까요.”

이런 말하는 코타르가 얄밉다는 생각이 들다가도 그가 이해가 된다.

p266 “하지만 혼자서 행복하다면 부끄러울 수 있습니다.”

떠나지 않기로한 랑베르의 선택에 코 끝이 찡해졌다.

4부는 코로나의 한복판에 있으면서 무심함은 없었는지 점검해 보게 된다.

p271 오통씨는 규칙이란 모두에게 똑같이 적용되며 그에 복종하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

규칙과 평등이 제대로 적용되는 사회는 아름다울 수 있을 것 같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리유는 카스텔의 혈청을 그 아이 몸에 시험해 볼 생각을 했다.~p277

인체 실험으로 고통스럽게 죽어 가는 아이에 대한 묘사를 읽는 것은 너무 힘들었다. 현실은 소설보다도 더 참혹하겠지. 무력한 인간의 한계가 안타깝다. 그러나 서술자가 누구일 지 추리하는 재미까지 주는 까뮈의 글 솜씨에 감탄하며 읽는다.

p290 페스트가 창궐한 마르세유 (1720~1721)

전염병은 늘 있어 왔는데 무심했었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전세계 인류가 동시에 겪으며 두려움과 유대감을 함께 공유하고 있다. 협력해서 극복 방법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

p291 페스트 치하인 점을 명심해야 하니까​

P298 더군다나 얼마 전부터 페스트는 예측을 따돌리는데 재미를 붙인 것 같았다.

파눌루 신부의 죽음은 이제 페스트가 깊숙히 침투했음을 보여주어서 뒷덜미가 서늘한 느낌이다.

p303 본 기록의 서술자

누구지? ㅎ

​p313~325 처음 타루의 고백을 들으며 전혀 공감되지 않았다. 왜 사형 선고를 받은 범죄자로 부터 고통을 당했을 피해자에 대한 생각은 하나도 없는걸까? 사형 선고를 받을 만큼의 죄를 지은 사람을 어떻게 이해 할 수가 있을까? 까뮈의 이방인을 읽었을 때 낯선 느낌이 타루의 고백에 그대로 보였다. 그런데 결국 눈물이 주루룩 흐르고 말았다. 우리 각자 자신안에 페스트를 가지고 있고, 이 세상 어느 누구도 그것으로부터 무사하지 않다는 것을 어떻게 부정 할수가 있을까? 마음의 평화를 얻기 위한 길이 ‘공감’이라고 하는데 깊은 숨을 쉬며 인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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