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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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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시 필사, 김남조 설일 김남조시인의 제7시집에 있는 을 필사하다. 겨울 나무와 바람 머리채 긴 바람들은 투명한 빨래처럼 진종일 가지끝에 걸려 나무도 바람도 혼자가 아닌게 된다. 첫 문장이 압권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겨울 바람을 이렇게 사실적으로 보여준자. 겨울 바람은 ‘머리채 긴 바람이 투명한 빨래’같단다. 겨울 나무와 바람 머리채 긴 바람들은 투명한 빨래처럼 진종일 가지끝에 걸려 나무도 바람도 혼자가 아닌게 된다. 혼자는 아니다 누구도 혼자는 아니다 나도 아니다. 실상 하늘 아래 외톨이로 서 보는 날도 하늘만은 함께 있어 주지 않던가. 삶은 언제나 은총의 돌층계의 어디쯤이다 사랑도 매양 섭리의 자갈밭의 어디쯤이다. 이적진 말로써 풀던 마음 말없이 삭이고 얼마 더 너그러워져서 이 생명을 살자 황송 한 축연이라 알고 한 세상을..
손글씨 겨울 시 한편 <우리가 눈발이라면> 안도현 겨울에만 하얀 함박눈 내리는 모습을 볼 수 있어 정말 ‘눈멍’하기 참 좋지요. 오늘은 겨울 함박눈 같은 삶을 이야기하는 시 한편을 필사해 봅니다. —-——-——-——-——-——-——-— 우리가 눈발이라면 허공에 쭈삣쭈삣 흩날리는 진눈깨비는 되지 말자 세상이 바람불고 춥고 어둡다 해도 사람이 사는 마을 가장 낮은 곳으로 따뜻한 함박눈이 되어 내리자 우리가 눈발이라면 잠 못든 이의 창문가에서는 편지가 되고 그 이의 깊고 붉은 상처 위에 돋는 새 살이 되자 안도현
손글씨 우리의 대표적인 시 - 김광섭 <산> 산(山) - 김광섭 이상하게도 내가 사는 데서는 새벽녘이면 산들이 학처럼 날개를 쭉 펴고 날아와서는 종일토록 먹도 않고 말도 않고 엎댔다가는 해질 무렵이면 기러기처럼 날아서 틀만 남겨 놓고 먼 산 속으로 간다. 산은 날아도 새둥이나 꽃잎 하나 다치지 않고 짐승들의 굴 속에서도 흙 한 줌 돌 한 개 들성거리지 않는다. 새나 벌레나 짐승들이 놀랄까 봐 지구처럼 부동(不動)의 자세로 떠간다. 그럴 때면 새나 짐승들은 기분 좋게 엎대서 사람처럼 날아가는 꿈을 꾼다. 산이 날 것을 미리 알고 사람들이 달아나면 언제나 사람보다 앞서 가다가도 고달프면 쉬란 듯이 정답게 서서 사람이 오기를 기다려 같이 간다. 산은 양지바른 쪽에 사람을 묻고 높은 꼭대기에 신(神)을 뫼신다. 산은 사람들과 친하고 싶어서 기슭을 끌고 마..
손으로 적어보는 겨울시 - 심훈 <눈밤> 소리없이 내리는 눈, 한치, 두치 마당가득 쌓이는 밤엔 생각이 걸어서 한자외다. 한길이외다. 편편이 흩날리는 저 눈송이처럼 편지나써서 뿌렸으면 합니다. 심훈의 이라는 시다. 2022년 12월은 눈이 잦으며 기온도 낮다. 12월 23일 서울은 영하 14도. 이 시에 옛날 도량형인 한 치, 한 자, 한 길이 나오는데 지금의 길이로 환산해 본다 한 치 : 3.03cm 한 자 : 30.3cm 한 길 : 1.83m 한 치 앞도 안보이는 눈이 내리는 길을 걷고 싶은 아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