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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그라피 - 좋은 글과 영상/책으로 부터의 담론

[책 읽기] 배삼식희곡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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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노드라마 '벽속의 요정', 연극 '열하일기만보' '하얀앵두' 등을 쓴 극작가 배삼식은 자신의 희곡을 모아 배삼식 희곡집을 냈다.

코로나 19로 비대면 방식을 이용하여 여러 사람들과 그 동안 ‘리어왕’, ‘인형의 집’, ‘뒤렌마트 희곡선’, ‘고도를 기다리며’, 그리고 ‘배삼식 희곡집’을 끝냈다.


처음엔 책 읽듯이 읽었는데 차츰 맡은 배역의 감정까지도 목소리에 담아지려고 한다.

그냥 책읽기에서 느낄 수 없었던 생생한 몰입감과 인물의 감정을 공유하고 ‘희곡 읽기’를 하며 그 인물의 세상 속에 직접 들어가 보는 경험이 텔레비젼 보는 것보다 더 재밌다.

드라마를 즐겨본 적 있다면 누구나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특정 연령대에 국한되지 않는 일반적 정서를 담고 있어 세대간와의 거리감을 좁혀 주는 희곡이다.

작사 소개

1970년 전주에서 태어났다. 서울대학교 인류학과를 졸업하고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극작과 전문가 과정을 마쳤다. 1998년 「하얀 동그라미」로 데뷔하였다. 저서로 『배삼식 희곡집』 과 『1945』 가 있다.

2003년부터 극단 미추의 전속 작가이자 대표 작가로 활동하면서,
삼국지, 마포황부자, 쾌걸 박씨 등의 마당극과 창작품 뮤지컬 정글 이야기, 열하일기만보 등 뿐만 아니라 각색품 허삼관 매혈기, 벽 속의 요정 등 다수의 작품을 만들었다.

2007년 열하일기만보로 대산문학상과 동아연극상 희곡상을, 2015년 먼 데서 오는 여자로 차범석희곡상을, 2017년 1945로 공연과 이론을 위한 모임으로 올해의 작품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책 속에서

p76
죽음이란, 지금 오면 장차 오지 않을 것!
장차 오지 않을 것이면 지금 올 터!

지금이 아니라도 언제든 찾아오고야 말 것!
어차피 공수레공수거인데 일찍 떠난들 무슨 상관인가?

p83~84
전화하지 말랬잖아! 몇 번을 말해야 알아들어?
그래. 오빤 널 사랑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아냐.
그래. 오빤 널 사랑한 적이 없었던 거다.

(사이) 그래 다 거짓말이었다, 죄다! 됐니?
오빠는 너한테 아무것도 약속할 수가 없어. 오빠한테는 말이야, 해야 할 일이 있거든……. 오빨 용서해라.
(사이) 오늘은 안 돼. 내일은…… 내일은……
(사이) 너 바보니? 천치야? 왜 이렇게 오빠 마음을 아프게 하니? 너 정말, 오빠 마음을 그렇게도 모르겠어? 다 널 위해서 이러는 거야.
(사이) 그럼 죽어! 죽든지! 수녀원에 들어가든지! 머리 깎고 중이 되든지! 네 마음대로 해!


p113
잘못된 것은 우리 서로가 맺고 있는 관계지, 우리의 존재 자체가 아니야.

p167
기다린다는 걸 잊지 않고서야, 어떻게 당신이 날 기다릴 수 있었겠어.
돌아가야 한다는 걸 잊지 않고서야, 어떻게 내가 당신한테 돌아올 수 있었겠어.
어떻게 우리가 살 수 있겠어, 그 모든 걸 잊지 않고서야…….
그래, 어쩌면 그럴지도 몰라.
당신은 기억 못하는 게 아니라, 잊지 못하는 건지도 몰라.
당신은 잊지 못하는 거야. 그래서 아픈 거야.


p254
나라도 언지까지 이러고 살랍디여?
니미, 알 수 없는 것이 인생이라는디, 나 사는 것은 어쩌코롬 이렇게 알겄소?
어찌 이렇게 뻔허고 안 변하요?
이렇게 뻔허고 알것는 인생이 무슨 재미가 있겄소? 내가 안 억울하겄소?

p428 나의 적은 나의 과거

p431 네 집은 여기다. 넌, 나나 네 엄마하고는 달라. 어쨌거나 네 자리는 여기다. 여기가 네 집이야.

p464
살아남아야 했으니깐요. 어머니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난 어떻게든 살아남아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병건이를 위해서도…… 아버지를 위해서도…… 난 그대로 물러설 수 없었어요.
하지만 어머닌…… 멈추지 않았어요.
막다른 절벽을 향해 내달리는 기차처럼 어머닌 멈출 줄 몰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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